by Jimbba O
양조장 투어를 하러 왔는데 도착하고 보니 너무 깔끔하고 거대한 건물.
이곳이 맞나 고민하며 들어간 광명의 지식산업센터.
지금까지 양조장을 방문하며 경험 했었던 동선과는 매우 다르게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린 26층에서 발견한
오늘의 주인공, 미소주방의 간판. 들어가자마자 우리를 환영한건 정겨운 트로트 음악과 주변이 넓게 다 보이는 엄청난 뷰였다.
미소주방의 양조사 Jinny와 Jimbba 사이에서의 대화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Jinny 여기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의 양조장이에요
Jimbba 지금까지 보아 왔던 양조장들과 너무 다른 풍경인데요
Jinny 일단 양조시설부터 구경하시죠ㅎ
양조장에 도착 후 색다른 풍경에 넋이 나갔다가 바로 덧신과 위생도구를 착용하고 에어커튼을 지나 들어간 조그마한 양조시설.
Jinny 여기는 보시다시피 지식 산업 센터에요. 보통은 양조장들이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이
이제 근린생활시설이나 다른 몇몇 입지조건들이 있는데 여기는 제조 공장이에요. 건축물 대장을 떼어 보면 공장이라서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어요. 이곳 자체가 정부에서 공장으로 인허가가 나온 곳이라 여기 안에 들어가는 산업 및 공업용 전기 같은 것부터 공장에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것들이 이미 세팅 되어 있는 거죠.
양조장 혹은 양조시설이라고 일컫는 작은 방에는 문을 들어가자마자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각각 다른 기구들로 빽빽하게 양조 관련 시설들이 자리했다.
Jinny 저희는 손으로 하는 되게 작은 양조장이라 발효조나 이런 것들이 엄청 많지 않아요.
양조장에서 저희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실험이였어요(좌측의 기구들을 가리키시며). 저희 같은 경우에는 거의 와서 매일 상태 체크하고 실험을 해요. 여기에서 술도 담그고, 알코올 도수도 거의 매일 재고, 품질 관리를 하기 위한 기본 실험을 거의 매일 하구요. 원심분리기까지 사용 안하시는 분들도 계시긴 한데 당도, Ph , 산도 등을 잴 때 탁주, 막걸리 같은 경우엔 상등액만 떠서 재야 돼요. 그걸 필터로 걸러도 되는데 그거 놔두면은 속 터져서 못 봐요. 그래서 저렴한걸로.. 이쪽이 실험 시설이였고, 발효조는 지금 너무 더워서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 봐 지금은 이용 안 하고 온도 컨트롤 되는 걸로 해서 술을 만들고 있죠. 여기에 있는 13, 14번 통은 짐빠에서 사주신거에요ㅎ 영업이익이 발생할 때마다 추가로 냉장고 사고, 발효조 사고ㅎ 그리고 우측은 병입기에요ㅎ 규모가 되는 곳들은 자동화기기나 2구, 4구이상 짜리를 쓰는데, 저희는 생산량이 많지 않아서 병입은 1구 병입기만 가지고 하나하나 병입을 하고 있죠. 여기서 이렇게 병입을 하고 나면 저쪽 마지막 냉장고에서 숙성을 해서 판매를 하죠.
Jimbba 이 방에 모든 양조의 과정이 다 담겨있네요. 그런데 쌀이나 누룩 같은 것도 여기서 전부
만들거나 준비 하시는건가요?”
Jinny 원료 같은 거는 저희가 여기에 두고 쓰지는 않아요. 여기 공간도 없기도 하고, 술 작업
계획이 잡히면 쌀 같은 경우에는 술에 맞춰서 그때 오더를 해서 그때그때 받아서 쓰고 있죠. 그리고 누룩은 저희가 만들지는 않거든요. 자가 누룩을 처음엔 검토해봤는데, 이곳에서는 자가 누룩을 하기에는 공간적으로 한계가 있어서 한 4군데 정도에서 받아서 그때그때 술의 스타일에 따라서 누룩을 섞어서 써요. 예를 들어 지난번 오미요미처럼 산미가 필요하면 A누룩을 더 많이 쓰고 그런 식으로요. 사실 누룩이 매번 들어올때마다 상태가 좀 달라져요. 누룩을 만들때의 온도와 기후 환경이 달라지니까 1년동안 언제 누룩을 만드느냐에 따라 누룩의 상태가 다른거죠. 그래서 저희는 자체적으로 판단 했을 때 3~4월 달에 나오는 누룩이 저희가 판단 했을 때는 실질적으로 제일 좋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1년 정도 쓸 누룩을 한번에 1년치를 주문해서 그걸로 그때그때 술에 따라 필요한 만큼을 섞어 쓰고 있어요. 그래야 술 맛이 일정해요!
음.. 그리고.. 또 여기서 설명드려야할게 뭐가 있지..... 아! 저희 양조장의 자랑! 호령이!
저 친구가 술호령인데요!
Jimbba 수호령이요?”
Jinny 저희 맨 처음에 방배동 사무실에서 시작을 했는데 레시피가 어느정도 완성됬다고 생각
해서, 양조장 문을 열고 양조장 여기를 시작을 했어요. 양조장 문을 열었는데 막상 술이 우리 마음대로 안 되는 거예요. 그래 가지고 저희가 한 두세 달의 시간을 까먹고 술이 잘 안되서 너무 고민을 하고 있으니까 사람들이 저한테 다 고사를 지내라는 거예요. “어… 고사는 약간 우리 스타일이 아닌데”라고 생각을 하면서 가다가 저 친구를 발견을 하고, 데리고 와서 잘 봐달라라고 데려다 놨는데, 그 다음부터 바로 술이 잘된거에요ㅋ
Jimbba 어디서 데려오신거에요?
Jinny 요 바로 앞 이케아에서요ㅎ
Jimbba 역시 광명의 수호령!
Jinny 술호령이에요ㅋ 광명 이케아의 수호령이였는데 저희한테 오면서 술호령이 됬어요.
Jimbba 그런데 왜 하필이면 지식산업센터고 하필이면 광명으로 오셨어요?!
Jinny 그 부분은 나가서 이야기 하시죠!
그렇게 우리는 양조 시설을 본 후 6월의 술 Hola와 함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됬다.
Jinny 작년 7월 18일에 광명에 들어와서 술은 1월부터 판매 시작했어요.
그 전에는 양조사 A랑 저랑 이제 가양주 연구소에서 동기생으로 만나서 둘이 어쩌다 보니까 수업의 모든 과정을 같이 다 듣게 되었어요. 제조, 소믈리에, 그 다음에 최고 지도자, 상업 양조까지 2년을 저희가 수업을 같이 듣게 된거죠. 그리고 제 원래 사무실이 가양주연구소 인근에 있었어요. 방배동에.
원래는 제가 브랜드 컨설팅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사무실에 어느 순간부터 브랜드 컨설팅 일은 점점 더 줄어들고 술통만 점점 더 늘어나더라구요. 그래서 어느 시점에 그 술통의 술들을 팔아볼까 싶어서 그 방배동에 브랜드 컨설팅에 쓰던 사무실에 인허가를 받아보려고 했는데, 인허가 조건이 안 맞더라구요. 그래서 서울 시내에서 구해보려 했는데 어렵더라구요. 조건이 맞으면 월세가 안맞고. 그렇게 찾다가 주변에서 여기(광명지식산업센터)를 추천해줘서 와봤는데 괜찮더라구요. 저희는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여성양조자 2명이 하는 양조장이라는 부분에서 결정을 한 것들이 꽤 있어요. 짐 나르기 수월하기 위해서 주차문제라던지 엘레베이터라던지, 건물의 보안문제나 택배를 보내고 받는 것들이라던지 이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관리비의 단점은 있지만 지식산업센터가 저희에겐 나쁘지 않았던 거죠.
Jimbba 지식산업센터가 어떻게 보면 두분께는 최고의 조건이였네요. 근데 아무리 공조시설이
잘 되어있더라도 발효가 되거나 술을 빚게 되면 그래도 그 냄새가 날 수 있는데 주변에서컴플레인은 없었나보네요?!
Jinny 저희가 이 복도 끝 호실을 얻은 이유도 그게 있어요. “제일 끝 방의 공조기가 2개 달린
방을 찾고 있어요” 라고 방을 찾아 계약을 하기도 했고 입주한 뒤로는 앞집, 옆집에 술도많이 드리고 친하게 지내고 있죠. 냄새가 나는 작업이 가장 크게 밥을 찌고 그런거다 보니까 그런 일은 보통 주말 혹은 혹시 모르니 사람 없을 때 많이 하고 있어요.
Jimbba 오자마자 지식산업센터와 양조 시설 이야기만 엄청 했네요ㅎ 양조실 벽에 적힌 걸 보긴
했지만 (미소 짓는 순간을 담아, 미소 지을 순간을 위해 술을 빚고 좋은 순간을 빚어내는 우리술 양조장). 미소주방은 어떤 곳이고 어떻게 시작하신거에요?
Jinny 저희 양조장은 이제 시작을 하게 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은 어쨌든 저희는 이달의
미소라는 게 저희 이제 굉장히 핵심적인 요소잖아요. 근데 그걸 실행하게 된 게 어쨌든 술 먹고 그 기분 좋았던 순간 그걸 술로 표현을 하고 그 술을 드시고, 다른 분들도 또 기분이 좋아지고 이런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저희가 양조장을 만들었고, 저희 양조장을 한 마디로 표현하고자 한다면 그 좋은 순간을 술로 빚어내는 양조장이다. 라고 이제 저희는 항상 설명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최근에 제가 좀 반성을 했죠. 너무 열심히.. 이러려고 한 게 아닌데 지금 반성하면서 약간 정신을 차리자. 이러려고 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 어느 순간 보니 너무 열심히 하고 있어서..
Jimbba 원래 좀 쉬면서, 즐기면서 하시려고 양조장을 시작하신건가요?
Jinny 쉬면서? 즐기면서..? 그런것 보다는.. 음.. 여기에 목숨 걸지 않는 것..? 쉬면서
즐기면서... 라기보다는 양조하는 일에 대하여 너무 몰입해서 목숨 걸지는 말자라고 생각하면서 시작했었거든요.
Jimbba 브랜드 컨설팅 일할때는 열정이 스스로 과하셨다고 느끼셨었나봐요..
Jinny 전에는 회사생활을 한 23년하고, 브랜드컨설팅을 4년정도했는데. 23년 회사
다니면서 되게 힘들었어요. 마지막에는 책임이 무거워지는 자리에 있었다보니.. 인생도 되게 피폐해지고. 그러다보니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생각이 들어 독립해서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 했는데 그래도 그게 잘 안되다보니 힘들었죠. 이제 완전 업종 전환을 하면서 정말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했지만 올해 초에 너무 열심히 일을 했더라구요ㅎ 그래서 반성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마침 여름에 술이 잘 안되다보니 8월달엔 좀 쉬면서 하고 있어요.
Jimbba 그런데 미소주방은 매달 다른 술을 내잖아요. 이번에 나온 8월의 발리우드 같은 경우도
2월달에 이미 계획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그럼 올해랑 내년술도 어느정도 이미 컨셉이 다 정해지신거 아닌가요?
Jinny 내년 1월달까지는 컨셉이 정해지고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Jimbba 근데 이렇게 매달 이달의 미소를 내놓으시는 것 자체가 쉼없이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시
스템 아닌가요?
Jinny 그러니깐요. 제가 왜 이런 일을 시작을 했을까. 내가 왜 그랬나. 싶죠. 실은 제가 이걸
(이달의 미소) 시작하게 된 것은 제가 원래 화장품과 식품 쪽에서 23년을 일 했었는데, 제가 양조를 하면서 명인분들처럼 술을 못 만들겠지만,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 잘하는 일과 접목을 해서 양조를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다보니 내가 자신 있는 건 상품의 컨셉을 설계하고, 그거에 따라서 상품을 만드는 일은 내가 좀 자신있어라고 생각을 해서 그런 개념에서 이걸 시작을 한거죠. 근데 이게 생각보다 업무가 엄청난 거죠ㅎ 지금까진 기획을 하면 그걸 구현해줄 직원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기획을 하면 결국 스스로 다 만들어야 하니까 최근에 이전 직장의 직원 들을 만났는데 “ 내가 정말 너희의 마음을 몰랐다. 너무 미안하다. 반성하고 있다” 라고 했었죠. 매월 새로운 술을 만들고 매월 인허가를 받고 하고 있는거죠..
Jimbba 상상만해도 엄청 바쁘시겠는데요. 오늘의 미소는 고정라인, 이달의 미소는 매달 달라지
는 술이고. 추후 다른 라인업도 추가될 예정 일까요?!
Jinny 저희는 오늘의 미소랑 이달의 미소, 2가지 다른 술을 만드는데 오늘의 미소는 주점에
많이 납품을 해요. 오늘의 미소의 가장 큰 목표는 맛있는 술보다 안정적이고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게 가장 큰 목표에요. 이달의 미소는 저희 브랜드를 구현하는 품목이면서, 추후에 인기가 좋은 라인은 오늘의 미소처럼 고정라인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Jimbba 더 많은 고정라인업과 함께하는 미소주방이 기대 되네요ㅎ 앞으로의 미소주방은
어떨까요? 다른 계획도 있으세요?!
Jinny 이 지식산업센터 양조장을 떠나 이사를하게 되면 자가 누룩도 고민 해볼테고 리큐르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봄고양이 리큐르를 만들어 봄고양이 막걸리 + 리큐르로 브랜드가 생길 수도 있겠죠. 무알콜 막걸리도 해보고 싶구요! 언젠가 이 곳을 떠나야 하는 순간이 올텐데, 그때 서울 안으로 아예 들어가거나 만약에 지역으로 이전을 하게 된다면 익산, 안동, 아산 중에 보고 있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죠ㅎ 그래도 이사를 한다는건 결국 미소주방에게는 좋은 상황일거에요.
우리는 더 많은 술과 더 많은 이야기의 시간을 가졌다.
비록 술을 빚지 않지만 한국의 다양한 술을 아끼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기를 바라는 짐빠의 마음과
좋은 순간을 술로 빚어내는 미소주방의 마음이 모여 더 많은 이야기 꽃을 피웠다.
짐빠와 미소주방의 희망찬 미래에 대한 바램들과 함께.
짐빠의 추천 공간
이번 Jimbba day에 저희는 광명을 방문하며
" 신짱과 후쿠마루 > 미소주방 > 소하고택 "
위의 루트로 양조장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당신의 즐거운 양조장 투어, 광명 여행을 위해 아래의 장소도 함께 추천 드립니다.
신짱과 후쿠마루
경기 광명시 광명로893번길 13-1 신짱과후쿠마루, @shinzzang_hm
“기대하고 먹을 맛이 아니고, 동네에 하나 있는 라멘집” 이라고 스스로 매장을 소개하는 라멘 맛집
라멘 애호가들이 타지에서부터 찾아오는 그저 동네에 있을 법한 평범한 라멘집
소하고택
경기 광명시 신촌북로 7, @soha.gotaek
할아버지가 짓고 아버지가 태어난 집을 개조해 만든 한옥 갤러리 카페
3대의 추억이 담긴 공간이 주는 느낌이 특별한 한옥 카페
막걸리로 발효시킨 떡을 디저트로 판매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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